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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근교산/영남알프스 종주

내석고개-배태고개

 

 

 

'알바'에는 이유가 있다.

 

 - '알바' 란 산꾼들이 사용하는 은어. 길을 잃고 헤메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아르바이트의 준말

 


□ 산행개요


  ○ 산 행 지  : 영축지맥(내석고개-배태고개)

  ○ 산행일자 : 2007년 05월 01일(화요일, 근로자의 날) / 짙은 운무, 흐린 날씨

  ○ 산 행 자  : 늘바람 외 1명

  ○ 산행코스 : 내석고개-뒷삐알산-에덴벨리골프장-용선고개-축전산-안전산지-배태고개

  ○ 산행시간 : 4시간 20분


□ 산행일지


  07:40  부산 개금3동 집에서 출발


  08:30  호포전철역 도착

           약속한 동섭님과 만나보니 함께 하기로 한 2사람은 오지 못한단다. 그렇다면 오늘 산행자는

           동섭님과 나, 그렇게 2명이고, 들머리까지 이동은 삼봉님이 지원해 주기로 했다 한다.

           잠시후 삼봉님 차가 도착한다.


  09:20  호포전철역 출발

           차는 35번 도로를 타고 신불공원을 지나서 배내골을 거쳐 내석고개에 당도한다.

  10:10  내석고개 도착

  10:15  산행시작

           역시 높이가 있는 지역이라 그런지 운무가 자욱하다. 뒷삐알산까지는 된비알을 올라야 한다.


  10:38~42  뒷삐알산(해발 827m)

           2007.3.4 울산어울림산악회에서 세운 정상석이 있다. 정상석 옆에 서 있는 소나무 가지에는

           “영축지맥 뒷삐알산 827m”라는 안내판이 걸려 있는데, 이 걸 보고 그대로 직진한다.

           가야 할 길은 오른쪽인데, 잘 못 내려선 것. 사실, 뒷삐알산은 2006.12.23 한번 올랐던 산이다.

           당시 능걸산에서 올라와 염수봉으로 갔으니, 오늘의 역코스를 탄 셈인데, 그때에는 조망이 트여

           있어서 오늘 잘 못 들어선 길을 보면서 “이 길이 저 아래로 내려가는 곳이구나” 하고 확인까지

           했는데....오늘 아무리 운무가 자욱하다 하더라도 이건 너무 심했다.


  11:05  황계골 가는 너덜지대

           계속 가파른 내림길이 이어져 이상하다 싶었는데, 너덜길이 나온다. 비로소 나침반을 재어보고,

           잘 못 내려 온 것을 확인한다. 다시 올라갈 수 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된비알을 치고 오른다.


  11:35~37  뒷삐알산

           다시 돌아 와 길을 확인해 보니 우리가 가야 할 길 입구의 나무가지에 “영남알프스 영축지맥

           실크로드/ 골프장-금오산-만어산 가는 길”이라는 나무판이 걸려있다. 아까는 왜 보이지 않았

           을까? 아니, 보려고 하지도 않았지.


  11:44  에덴벨리 골프장

           희부연 운무속에서 골프를 치는 사람들이 있다. 홀이 보이지도 않을 것인데 무슨 골프? 하지만,

           저 사람들도 우리보고 이런 날씨에 무슨 산행? 할 지도 모르겠다. 골프장내 도로를 따라가다가

           도로가 오른쪽으로 굽어지고 시설물이 있는 곳 직전에 산등성이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

  

  11:49  산등성이 오름길 /잠깐 치고 오르면 산등성이에 올라서게 되고 억새밭이 나온다.

  11:57  억새군락지

  12:04~12  넓은 묘지터

           조금 넓고 평탄한 묘지터에서 길을 찾는다. 2006.12.23 이곳을 역으로 지나치면서 “영축지맥

           종주길”이라는 안내판을 본 적이 있는데, 지금은 없다. 착각을 하고 있는가 하고 주변을 돌아

           본다. 조금 아래 큰 바위를 등진 무덤터까지 내려와 보기도 하고 다시 올라와 보기도 하지만

           안내판은 물론, 그 흔한 산행리본도 보이지 않는다. 일단 기억에 따라 진행방향에서 묘지터의

           오른쪽으로 난 길을 가 본다.


  12:14  임도 /왼쪽은 능걸산 방향, 오른쪽으로 향한다.

  12:21  습지감시초소 앞 임도

           동섭님이 오늘 차를 태워 준 삼봉님에게 전화를 하더니, 길이 잘못되었다 한다. 아무래도

           우리가 너무 많이 내려 온 것 같다는 것. 삼봉님은 이 구간을 마친 분이므로, 오늘은 차량이동

           지원만 하기로 했고 지금 골프장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다. 다시 묘지터로 되돌아 가서 주변을

           살핀다. 하지만, 아무리 해도 다른 길은 찾지 못하여 삼봉님께 전화를 해 보지만, 운무가 짙게

           깔려 주변에 보이는 것이 하나 없으니 서로간에 위치 확인이 안된다. 어쨌거나 지금 위치에서

           서남쪽으로 방향을 잡고 가야 할 것 같다.


  12:36  넓은 묘지터

           다시 묘지터에서 아까 갔던 그 길을 그대로 따라간다.


  12:41  습지 감시초소

           습지 감시초소앞 출입금지 팻말과 줄을 무시하고 넘어서 가니 저쪽에서 삼봉님이 걸어 오고

           있다. 여기서도 30여분간 알바한 셈. 초소앞을 살펴보니 임도 삼거리, 습지보호안내판이 있다.


  12:51  에덴벨리 골프장 진입로

           삼봉님의 안내로 골프장 진입로에서 내려온다. 주변은 스키장의 공사가 한창이라서 길이 없다.

           넓은 터를 가로질러 가는데, 짙은 운무로 바로 앞도 보이지 않는다.


  13:01  용선고개 / 간이매점 뒤에 열린 산길로 올라간다.

  13:05  축전산

           축전산은 아무런 표식이 없다. 국제신문 리본 뒤에 축전산이라고 쓴 글씨가 바래어 알아보기

           힘들다. 축전산과 안전산은 2004년 여름에 찾아 보았었는데, 특히 나로서는 첫 번째로 혼자서

           산행한 추억이 있는 곳이다. 직진하면 명전고개로 가는 길. 용선고개로 되돌아 온다.


  13:10~32  용선고개

           매점 탁자에서 점심식사. 이어지는 길은 도로를 따라가야 할 것이라서, 삼봉님이 차로 태워준다.


  13:38  볼록거울과 전신주 사이 도로

           종주길 입구에 산행리본이 많이 달려있다. 잠시 숲길을 걸으면 다시 도로에 나오게 된다.


  13:42  영남실크로드 나무팻말 /이어지는 길 입구에 리본과 팻말이 걸려있다.


  13:47  철탑 /철탑을 지나치면서 본격적인 산길이다. 원시림과 같은 숲길은 운무가 깔려 그윽하다.

  13:51  T자 갈림길 /왼쪽길에 많은 리본이 달려있다. 왼쪽으로 향한다.


  13:58  안전산지 표지석

           40센티 정도의 표지석에는 한쪽에 “안전산”, 다른쪽에는 “安田山地”라고 씌어있다. 정상인가

           했더니, 잠시 걸음을 하니 조금 더 높은 봉우리가 연속된다.


  14:15  이장된 묘지터

  14:26  두 번째 이장된 묘지터


  14:30  산불감시초소

  14:35  배태고개 /산행종료

           기다리고 있던 삼봉님의 차로 양산으로 나왔다. 주변 음식점에 들러 간단히 한잔한 후에

           양산에 거주하는 삼봉님과 헤어져 버스로 부산에 도착, 각자 귀가한다.


 

□ 산행후기

 

  쾌남아 동섭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행님, 5월 1일날 내하고 산에 갑시다.”

  “어데 가는데?”

  “염수봉 지나서 무슨 고개라 카던데, 그기서 금오산까지요.”

  “이 양반이, 고개이름도 잘 모르면서 길은 어떻게 찾아 갈라꼬?”

  “아, 길이야 나 있는 데로 따라가면 되지, 무슨 걱정이요. 갑시다!”


  꾸미지 않고 말한다면, 동섭님은 나와 같이 낙동정맥 산행팀의 일원으로서,

  산에 대한 열정과 다리 힘은 좋지만 산행에 대한 지식과 이해도는 오히려 나보다도 초보다.

  하지만, 낙동정맥팀 산행대장과 총무님도 함께 한다고하니 길을 잃을 염려는 없겠다.


  헌데, 아침에 호포역에 나갔더니 동섭님 혼자 나오면서 산행대장 등 두 사람은 못 온단다.

  잠시 후 들머리까지 차를 태워 줄 분은 따로 오는데 같은 낙동정맥팀의 삼봉님이다.

  삼봉님은 이 코스를 탔기 때문에 오늘산행은 하지 않고 출발지까지 차량지원만 해 주겠다 한다.


  산행대장의 GPS만 믿고, 작은 지도 한장만 달랑 들고 왔는데 오지 않는다고 하니,

  얼치기 산꾼 둘이서 과연 길을 잘 찾아 갈 수 있을까 심히 염려스럽다.

  또한, 산행도 하지 않는 분에게 차량을 지원 받는 것도 부담스럽고...


  코스는 내석고개에서 금오산까지, 금오산에서는 당고개로 하산하기로 하는데,

  내석고개에 이르러 차에서 내려서니 짙은 운무로 인해 바로 앞도 잘 보이지 않는다.

  이거 잘 모르는 길에 오리무중이라...그럼에도 우리의 동섭님은 전혀 걱정하는 눈치가 없다.


  사실은 이번 코스를 이어가 본 적은 없지만, 부분적으로는 가 보았던 곳이 많다.

  2006년 12월에 능걸산에서 뒷삐알산을 올라 내석고개, 염수봉까지 올랐던 적이 있고,

  2004년 여름에는 배태고개에서 안전산과 축전산도 가 보았을 뿐 아니라,

  2005년 10월에는 도득골에서 매봉을,

  금년 4월 8일에는 천태산에서 금오산을 찾아 보았던 것이다.


  그러나, 산길이란 것이 어디 그리 만만한 것이던가.

  아니다다를까 맨 처음 올라섰던 뒷삐알산에서부터 엉뚱한 길로 내려서고 말았고,

  에덴밸리 골프장을 돌아 용선고개로 나오는 길에서도 한참을 헤맸었다.


  뒷삐알산은 불과 4개월전에 지나치면서 갈래길을 확인한 기억이 있는 곳이다.

  그럼에도 아무런 생각없이 다른 길로 내려섰다는 건 스스로 생각해도 너무 한심하다.

  물론, 짙은 운무만 없었다면 누가 떠밀었어도 잘 못 내려가지 않았겠지만...

 

  에덴밸리 골프장을 지난 길에서는 복합적인 원인이 있었다.

  이곳 역시 전번에 지나치면서 영축지맥길이라는 표식판을 분명히 보았는데 지금은 없어졌다.

  그래도 방향을 잡고 그 길로 나갔는데, 오히려 삼봉님과의 통화에서 혼란에 빠지게 된다.


  겨우 삼봉님을 만나서 스키장 공사장을 가로질러 가는데

  운동장과 같은 넓은 터에서 자욱한 운무는 바로 앞을 보는 것도 허락하지 않는 것이니,

  삼봉님의 안내가 없었더라면 여기서도 한참을 헤멨을 것이다.


  일천한 산행경력, 사전 준비의 미흡, 짙은 운무, 변화된 지형 등이 어우러 졌으니...

  1시간 30여분간 알바를 거쳐 배태고개까지 이르고 보니 더 이상 가고 싶은 마음이 없다.

  결국 후일을 기약하고 산행을 중지했는데, 글쎄, 다음 구간에서는 알바없이 갈수 있을까...


▽산행지도

 

▽내석고개. 오늘 코스의 들머리다.

 

▽초입부터 된비알을 치고 오르는데...

 

▽비에 젖은 새순이 더욱 새초롬하다.

 

▽뒷삐알산. 여기서부터 알바는 시작된다.

 

▽소나무에 걸린 "영축지맥 뒷삐알산"이라는 표식판을 보고 그만 그대로 직진...

 

▽가파른 길을 한참 내려서니 왠 너덜길? 나침판을 재어보고 잘못된 것을 알았다.

 

▽다시 뒷삐알산으로 back. 살펴보니 올라온 방향 오른쪽 길 입구에  영축지맥 안내판이 있다.

 

▽뒷삐알산에서 잠시 내려오면 에덴밸리 골프장...

 

▽골프장 도로가 오른쪽으로 굽어지는 지점에서 직진... 

 

▽산등성이로 오른다.

 

▽억새지대를 굽어돌아.... 

 

▽넓은 묘지터. 전번에 이곳에서 영축지맥 안내판을 본 것 같는데...없다. 

 

▽주변을 돌아보지만...

 

▽역시 이 곳이라 확신하고 출발... 

 

▽집에 와서 기록을 찾아보니 틀림 없다. 그땐 분명히 있었다.(2006.12.23 같은장소 사진)

 

▽안개속에 보이는 것이 없으니 몇번을 왔다갔다 헤멘다.

 

▽우여곡절 끝에 습지감시초소에 당도하니...

 

▽임도삼거리가 나오고 습지보호안내판이 있다. 

 

▽골프장 철책을 지나치고... 

 

▽임도를 따라가니... 

 

▽스키장을 만든다는 안내도가 서 있다.  

 

▽골프장 진입로를 빠져나와... 

 

▽간이매점이 있는 용선고개에 도착한다. 

 

▽매점뒤 산길을 잠시 오르면 축전산. 국제신문 리본뒷면에 축전산이라는 글씨가 바래어 있다. 

 

▽도로를 따라가니 볼록거울과 전봇대 사이에 지맥리본이 보인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숲속길인가 했는데...

 

▽다시 산길이 끊어진다.

 

▽그나마 건너편에는 지맥안내판이 걸려있다.

 

▽철탑을 지나고...

 

▽운무 그윽한 숲속길을 이어가니... 

 

▽"안전산지"라는 표지석이 나온다.

 

▽이장된 묘지터를 지나고... 

 

▽잡목이 우거진 길을 내려서니... 

 

▽산불감시초소가 있다.

 

▽초소에서 내려오면 배태고개의 넓은 터. 오늘산행은 여기서 접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