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중 한 담 (9) 썸네일형 리스트형 고산준령 무폭염 지난 7월 6일 지리산을 찾았을 때그때도 전국적으로 기온은 삼십몇 도를 오르내리는아주 아주 무더운 날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성삼재(고도 1,090m)에서 버스를 내리자마자회원들은 바로 맞닥뜨린 선선한 바람에 탄성을 질렀고,그곳 전광판을 보고는 다시 감탄을 거듭했습니다. 전광판에 깜박거리는 현지 기온은 18.5도 내외,바람이 불어서가 아니라 실제 기온이 그렇다는 것을,고산은 덥지 않다는 걸 체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함백산 또한 첩첩산중의 고산입니다.게다가 버스에서 내려서는 두문동재는 고도가 1,260m,더위를 무릅쓰고 힘들게 오르는 산행이 아닌 겁니다. 그대들은 어찌하여 아직도 모르는가고산준령에는 무더위가 없다는 걸청산에서 부는 바람 속세와는 전혀 달라청량한 공기에는 영기가 실렸다네 高山峻嶺 無暴炎(고산.. 장마철 안개구름 요즘 날씨가 참으로 신통합니다. 주일 내내 비가 오는 날이 많으면서도 토요일만 되면 그치니까요. 무던하게 이어지는 덕유능선 푸른 고원 숲길에 노란 원추리가 반겨주는데 그 위로 실비단 안개가 흘러갔지요. 혹자는 조망이 가렸다고 아쉬워했지만 산꾼들에게는 다 보입니다. 심안, 즉 마음의 눈으로 보는 것이지요. ㅎ.. - 2022. 07. 25. - 회장 당선 인사 '늘바람을 회장 시켜 놓으면 잘 하긋제...' 라고 생각하신 분들은 실수하셨습니다. 나는 잘 할 마음 조금도 없습니다. 우리 산악회는 회원 모두가 주인입니다. 남녀노소 구분 없이 다 같이 동등한 산친구들이고, 산방분위기는 모든 회원들이 함께 만드는 겁니다. 회장이 나설 필요가 없는 산악회가 제일 좋은 산악회이고, 회장이 앞에 나대서 잘 되는 산악회 못 봤습니다. 그러므로 나는 전임 회장님들, 특히 용호심마니님, 거부기님은 참 잘하셨다고 생각합니다. 별로 하신 일들이 없거든요. ㅎ... 늘바람도 역대 회장님들의 훌륭한 전통을 이어받아 더 한층 발전시켜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아예 놀고먹겠다는 말이지요. 다만, 산악회 운영에 꼭 필요한 일을 하시는 산행대장님들과 총무님들에 대해서는 최대한 배려하고 가능한 뒷받.. 사무실에서 잠시 내가 있는 사무실에선 진해 천자봉과 시루봉이 보입니다. 개금역 부근 3층이라서 확 트이는 건 아니고요. 주례아파트단지와 그 좌측 아파트 사이로 살짝 보이는 것이죠. 2014년 말에 정년퇴직을 했습니다. 삼십 몇 년간 새빠지게 일했으므로, 이제부터는 손을 털고 산에만 가겠다고 했지요. 하지만 그게 그렇게 되지 않습디다. 퇴직기념한다고 가족들과 해외여행 한 번 갔다오고, 묵혀 놓았던 주변을 정리하다 보니 어영부영해 지더군요. 뭣보다 문제는 마눌이 시름시름 앓기 시작하는 겁니다. 밥상을 들고 올 때마다 에고고~하는데, 밥맛인 들 제대로 나겠습니까. 퇴직 전에 일자리를 제의했던 회사를 찾아갔습니다. 그때는 퇴직하면 일 안하고 놀기만 할 거라 큰소리 쳤는데, 딱 3개월 만에 내발로 내가 찾아간 것이죠. 다시 직장.. 산행상 수상 소감 나이 오십을 넘어서야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월급쟁이 주제에 토, 일요일도 구분 없이 일에 파묻혀 지내다가 겨우 말단직을 면하고 실무에서 벗어나게 됐던 겁니다. 남보다 늦게 시작한 만큼 부지런히 다녔습니다. 토요일은 물론, 일요일, 공휴일에도 무조건 배낭을 메고 나섰습니다. 그랬더니 1년에 100회 산행도 가능하더군요. 당연히 집안의 대소사는 외면하여 왔습니다. 다행히 우리 집에는 전업주부가 있어서 가야할 결혼식에는 대신 보냈습니다. 마눌은 가끔 투덜대기는 했어도 먹고 노는 그 자체를 좋아하거든요. 우리 집에는 제사도 없느냐고요? 아니, 제사를 밤에 하지 한낮에 지냅니까? 일찌감치 산에 가서 심신을 정갈히 하고난 후에 지냅니다. 그랬기에 산친구들에게 기세등등할 수 있었지요. 뭐시라, 오늘 손자 돌날이라 (.. 인연하여 삽시다 인 연 우리 서로 인연하여 삽시다. 잠시 쉬었다 가는 인생의 한 방랑길에서 서로 사랑했던들 그게 무슨 죄가 되겠습니까 우리 서로 그만한 거리를 두고 삽시다 가까워지면 너무 멀어질까봐 두려워 하는 것 이것이 다 인생의 공상이라 하였거늘 우리 서로 잊으며 삽시다 내가 너를 잊어가듯 너 또한 나를 아주 잊어도 좋고 이것이 집 없는 나그네의 고독이라니 이런 고독쯤 가슴에 품고 산들 어떠합니까 - 현월 지음 - 2008년 4월 5일 부토산에서 해남 두륜산 갔을 때, 하산지점인 대흥사 경내에서 본 글입니다. 그때의 감명을 담아서 오늘 출석인사로 대신하고자 합니다. 산은 왜 탄다고 하는가 산을 다닌다, 걷는다 하지 않고 왜 산을 탄다고 하느냐 하고 묻는 이가 있었습니다. 늘바람 가라사대, 자동차는 탄다고 하고, 마시는 차도 타서 먹는다하오. 이메일은 전파를 타고, 민들레는 바람을 타고 날아다니지요. 거문고는 타야 소리가 나는 법이고, 우리 집 전업주부는 천복을 타고 났음이라. 나무는 당연히 불에 타는 것이지만 사람의 애간장도 탈 때가 많지요. 항상 가르마를 타고 있는 모씨는 마눌에게 매일 용돈을 타서 쓴다고 했오. 천성은 타고나는 법이지만 색시 때는 누구나 부끄러움을 많이 탑니다. 거부기 회장님은 더위를 많이 타는 체질임이 분명하고, 늘바람은 아직도 봄을 타고 있어 싱숭생숭하고 있음이라... 산행이란 이 모든 세상만사 천지만물을 내려다보면서 가는 것, 그래서 산을 탄다고 하느니라. 블로그 소개 인사 부산에서만 살아온 부산토박이입니다. 살고있는 곳도 부산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부산진구 개금3동이고요. 딸, 아들 하나씩과 마눌과 함께 사는 50대의 평범한 월급쟁이입니다. 건강을 위해 2004년 5월부터 산행을 시작하였습니다마는, 어느듯 내가 살아온 날들을 되돌아보게 되면서 산행이 생활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2004년 여름 어느날 혼자서 울주 오두산에 갔다가 기분좋게 하산했을 때입니다. 한 마을을 지나면서 왜소하고 꼬부랑한 노인이 아주 힘겹게 걷는 것을 보았었지요. 그때 문득 "아아, 저 볼품없는 노인도 청년기에는 얼마나 젊음을 뽐냈을까" 하고 생각했고, 이어 형언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여 나도 몰래 눈물이 흘러 내렸습니다. 왜 그랬는지,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다시금 콧마루가 시큰해지는 것은 왜인지...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