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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 그너머/지리산&설악산

지리산(성삼재-천왕봉-대원사)

 

 

그리움 남는 그 곳에서...


□ 산행개요


  ○ 산 행 지  : 지리산(성삼재-천왕봉-대원사)

  ○ 산행일자 : 2006년 06월 17일~18일(토~일요일) /개인 날씨, 17일 아침 바람 거샘

  ○ 산 행 자  : 늘바람

  ○ 산행코스 : 성삼재-노고단-연하천-백소령-세석-장터목-천왕봉-중봉-치밭목-대원사

  ○ 산행시간 : 23시간 05분(약 43km) /17일-15시간48분, 18일-7시간17분


□ 산행일지


  22:20(6월16일)  시민회관앞에서 출발(*****산악회 버스)

            개별적으로 성삼재까지 가려면 부산 서부터미널에서 버스로 구례까지 간 다음,

            그 곳에서 성삼재로 가는 버스를 타야 한다. 더구나, 서부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막차는 오후 6시이므로, 금요일 출발하려면 조퇴를 해야 한다. 때마침 지리산

            무박종주로 출발하는 가이드산악회가 있어서, 갈 때만 같이 가기로 하고 출발.


  02:30(6월17일)  성삼재에서 산행 시작

            무박종주자들은 지금 출발하여 세석까지는 11시에 통과해야 하고, 천왕봉까지

            오후 2시, 중산리까지 오후 5시에 도착해야 한단다. 약36km의 거리를 14시간

            30분만에 가야하는 것. 재작년에 나도 해 보았지만 여간 강행군이 아니다.


  03:07~03:10  노고단 대피소 /이정표(←천왕봉 25.5km/반야봉 8.9km, ↑중계소)

            노고단 대피소에서 바로 직진하여 넓은 길로 가면 중계소 가는 길. 왼쪽 취사장

            옆으로 올라가는 길로 살펴서 가야 한다. 낮에야 아무 문제가 없겠지만...


  03:20~03:30  노고단

            같이 온 사람들과 여기까지는 같이 걸었으나, 나는 이틀에 나누어 즐기면서

            가기로 하였으므로, 여유를 갖고 잠시 쉬었다가 뒤처져 간다. 노고단에서부터

            길은 비로소 산길로 들어선 기분이다. 산죽이 우거진 좁은 길이다.


  04:40     피아골 삼거리

            이정표(↗피아골대피소 2.0km, ↖천왕봉 22.3km, ↓노고단고개 2.7km)

            가을 단풍철에는 보통 성삼재에서 피아골로 내려가는 코스를 많이 탄다.

            나도 2번 가 본 길인데 오늘은 종주길이므로, 천왕봉쪽으로 간다.


  04:50~05:35  임걸령 샘터 /이정표(↑반야봉 2.3km/뱀사골대피소 3.3km, ↓노고단 3.2km)

            샘터 앞에서 새벽참을 먹고 있으니 산행자들이 계속 지나는데, 대부분이 샘터를

            가지 않고 그냥 지나친다. 새벽시간이므로 대부분이 무박종주꾼인 듯 앞만 보고

            바쁘게 달리듯 간다. 쯧쯧...바쁜 일상을 탈피, 여유를 찾으려 산에 온 게 아닌가.


  06:00~06:10  노루목 갈림길/ 이정표(↑반야봉 1.0km, ↓노고단 4.5km, →천왕봉 21.0km)

            지리산 종주길은 오른쪽 천왕봉 방향, 그러나 조망이 좋은 반야봉을 다녀오기

            위해 직진 오름길을 오른다.


  06:38~06:50  반야봉(1,732.0m)

            2년전에 왔을 때는 남원산악회에서 세워 둔 정상석 뿐이었는데, 오늘 올라보니

            구례군에서 세운 정상석이 하나 더 있다. 근데 정상석 방향도 맞지 않고 모양도

            사각기둥형으로 조잡한 감이 있는데... 어쨋거나 반야봉은 조망이 좋은 곳.

            저 멀리 동쪽으로 천왕봉이 바라다 보이고 반대쪽에는 성삼재와 노고단, 그리고

            내가 걸어온 능선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왔던 길을 되돌아 오는데 노루목을 약간

            못 미처 뱀사골 방향을 알리는 이정표를 보고 왼쪽으로 내려간다. 이 길은 노루

            목을 거치지 않고 바로 삼도봉으로 가는 길이다.


  07:20~07:26  삼도봉 /이정표(↓노고단 5.5km, ↑뱀사골대피소 1.0km, ↑천왕봉 20.0km)

            지리산 삼도봉은 전남, 전북, 경남이 만나는 삼각 지점. 한무리 젊은이들이 왁자

            지껄하는데, 동국대학교 학생들이란다. 우리 딸내미같은 여학생도 둘 있다.


  07:45~07:50  화개재(1,315m)

            이정표(←반선 9.2km, 뱀사골대피소 200m, ↑천왕봉 19.2km, ↓노고단 6.3km)

            화개재는 옛날 하동군 화개면과 전북 남원시 산내면간의 물물교환한 장소라는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반선방향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뱀사골대피소. 시원한

            약수물이 철철 흐르는 곳이다. 가진 물도 충분하니 그냥 천왕봉 쪽으로 간다.


  08:20~08:25  토끼봉(1,533m)

            이정표(↑연하천대피소3.0km/천왕봉18.0km,↓뱀사골대피소1.4km/노고단7.5km)

            토끼봉에는 별도 정상석은 없고 봉우리 약간 못 미친 곳에 이정표가 대신한다.


  09:36~10:43  연하천 산장(1,440km)

            이정표(↑ 벽소령/천왕봉, ↓ 뱀사골대피소 4.4km/노고단 10.5km)

            연하천 산장은 수량이 풍부한 곳. 많은 산행객들이 취사를 하느라 분주하다.

            아침을 먹으려고 햇반(3,000원)을 구입했더니 조리를 하지 않고 그냥 준다.

            세석산장이나 장터목에서는 바로 먹을 수 있도록 해 주는데 개인산장이고 전기가

            없어서인지 그런다. 할 수 없이 가지고 간 즉석육개장을 끓이고, 새벽참으로 먹다

            남긴 밥으로 아침을 대신한다.


  11:40~   형제봉(1,433m)

            형제봉을 모르고 지나쳤다. 지나가는 산꾼을 잡고 물어보니 아까 지나쳤던 바위

            2개가 형제봉이란다. 오다가 바위봉우리에 서있는 나무가 멋져 사진을 찍었는데

            그게 바로 형제봉이었던 것. 아무런 표식이 없었으니 초보가 알 수가 있나...


  12:30~12:35  벽소령대피소

            이정표(↓노고단 5.5km/연하천 3.6km, ↑천왕봉 11.4km/쇄석 6.3km)

            벽소령은 함양과 하동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음정<함양>6.7km, →의신

            <하동>6.8km) 대피소에서 60m 내려가면 샘터가 있단다. 대피소에 많은 이들이

            모여 있어서 쉴 자리가 마땅찮다. 잠시 주변을 둘러보고 길을 이어 간다.


  13:08~13:14  휴식 및 간식

            전망이 좋은 곳에 앉아서 간식을 먹으면서 휴식. 여유를 한껏 부린다.


  13:35~14:08  선비샘

            작은 파이프에 시원한 물이 꽐꽐 쏟아져서 많은 이들이 물도 받고 세수도 한다.

            샘 주변에 휴식을 취하고 있는 이들도 많다. 나도 급할 것 없으니 적당한 자리에

            매트를 펴고 낮잠을 청해 본다. 허나, 자리를 잘못 잡았는지 날파리들이 윙윙거려

            잘 수가 없다. 산행중 낮잠자기도 캐리어가 쌓여야 되는 건가...


  15:00~15:05  칠선봉(1,558m)

            이정표(↓벽소령 4.2km/세석 2.1km, ↑장터목 5.5km/천왕봉 7.2km)

            삼도봉에서 만났던 동국대학생들이 있다가 아는 체 한다. 괜히 나도 즐겁다.


  15:50~16:55  영신봉(1,651.9m)

            이정표(↑쇄석대피소 0.6km, ↓연하천 9.3km/벽소령 5.7km)

            영신봉에서 내려오니 바로 세석대피소가 보인다.


  16:06~16:37  세석대피소 /이정표(←백무동 6.5km, →거림 6.0km, ↓벽소령 6.3km)

            세석대피소에서 콜라한캔(1,000원)과 햇반을 구입(3,000원)하여 이른 저녁을

            먹는다. 세석이나 장터목에서는 햇반을 바로 먹을 수 있도록 렌지로 조리해 준다.

            대피소 직원에게 잠자리가 있는가 물어보니 예약은 물론 만료되었고, 자리가 날

            가능성은 전혀 없단다. 그렇다면 장터목까지 가서 비박을 하던지 해야겠지.


  17:12~17:15  촛대봉

            촛대봉에는 천왕봉 주변 조망을 안내하는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안내판과

            조망을 비교해서 확인해 본다.


  18:00~18:03  연하봉(1,730m) /이정표(↑장터목대피소 0.8km, ↓세석대피소 2.6km)

            연화봉은 암벽과 푸른 숲이 어우러져 한폭의 그림같다. 정상주변에서 내려오는

            길에서 자꾸만 뒤돌아 보게 된다.


  18:18  장터목 대피소 도착/ 6월17일 산행종료

            대피소에 도착하니 바람이 많이 불고 기온이 낮은 것을 느낀다. 그곳에서 지인을

            만났는데 내가 대피소 예약을 하지 않았다고 했더니 걱정을 해준다. 뭐, 비박준비

            를 해 왔는데, 자리가 있으면 좋고 없어도 괜찮다고 하면서 직원에게 물었더니

            자리가 날 가능성이 있단다. 오후 7시에 예약취소분을 배분해 주는데 연장자 순

            이란다. 내가 당연히 1순위가 되어 자리를 하나 얻었다.(이용료 7,000원) 나이가

            많은 덕을 처음으로 보니 일면 씁쓸하기도 하고...어쨌던 모포 2장을 빌려서

            (2,000원) 편안하게 잤다. 옆자리에서 밤새 크게 코고는 소리가 계속되었지만...


  03:45(6월18일) 장터목 대피소에서 출발, 산행시작

            오늘의 일출시간은 5시 정각이란다. 3시가 되니 주변이 분주하다. 천왕봉까지는

            1시간이면 충분할 것이라서 좀 더 자려고 하다가 분위기가 어수선하여 일어나고

            만다. 그리고, 컴컴한 주변에서 얼쩡거리기도 마땅찮아 천천히 올라가기로 한다.


  04:03  제석봉 /이정표(↑천왕봉 1.1km, ↓장터목대피소 0.6km)

            많은 사람들이 불빛을 밝히며 줄을 지어 오르는데 바람이 제법 많이 불고 차다.

            천왕봉에 올라서면 더욱 그럴 것 같아 천천히 올라가다가 쉬고, 또 쉬면서 간다.


  04:45  천왕봉 도착(1,915m)

            정상석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늘어서서 일출을 기다린다. 천왕봉 일출은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가 있다고 하던데...우리 선조님들이야 덕이 많으신 분들이라

            당연하겠지만, 여기 있는 많은 사람들도 과연 그럴까하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일출은 보지 못한다. 나 혼자 있었다면 틀림없었을 텐데. ㅎㅎㅎ...


  05:20  천왕봉 출발

            중산리 방향으로 내려서는 길목에 이정표가 있다.(↖대원사 11.7km, ↗중산리

            5.4km, ↓장터목 1.7km) 대원사로 가는 길은 처음이다.


  05:45~06:08  중봉(1,874km) /이정표(↓천왕봉 0.9km, ↑치밭목 3.1km/대원사 10.8km)

            간식을 먹으면서 휴식을 하는데, 몇 사람이 지나쳐 간다. 한 젊은이가 지나면서

            9시까지 대원사에 갈 것이라 한다. 차 시간을 맞추어야 한다면서...나도 초행길

            이라 뭐라 말은 못했지만, 글쎄...과연 3시간만에 가능할까. 가야 할 능선을 보니

            오르내림이 상당한데...


  06:45  써리봉(1,602m) /이정표(↑치밭목 1.8km/대원사 9.5km, ↓천왕봉 2.2km)


  07:20~08:10  취밭목 산장(1,425m)

            이정표(↓천왕봉 4.0km/중봉 3.1km, ↑대원사 7.8km/새재 4.8km)

            취밭목산장도 개인이 운영하는 곳이다. 산장에서 100m 떨어진 샘터에서 물을

            보충하고 버너를 켠다. 즉석육개장을 끓이고 연하천에서 구입한 햇반을 말아서

            아침으로 때운다. 숙달이 되지 않아서인지 취사를 하면 1시간 가까이 소요된다.


  08:32~08:40  무제치기 폭포

            무제치기 폭포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다.(←무제치기 폭포 100m, ↑대원사 6.8km)

            가파른 길을 내려가 폭포를 감상하고, 다시 길을 되돌아 나온다.


  08:50  새재 갈림길/ 이정표(←새재 3.0km, ↑유평리 4.4km/대원사 5.9km, ↓치밭목 1.8km)

            길은 계곡길이 되는 듯하다가 계곡 왼편으로 오르고, 8부 능선쯤의 산허리 길을

            이어가는데, 로프구간이 있는가 하면 철계단도 나오는 등 오르내림이 심하고

            대부분이 거친 돌이 깔린 길이라서 힘든 산행길이 된다.


  10:05  용수동(도로)

            계곡을 왼편에 두고 이어진 도로를 따라 가는데 아스팔트길은 언제나 지루하다.


  10:33  대원사 통과

            대원사를 지나니 계곡을 오른쪽으로 보고 걷는데, 계곡의 모습과 도로의 형태가

            설악산 백담사에서 나오는 길과 흡사하다.


  11:02  유평매표소 통과, 버스정류소 도착/ 산행종료

            매표소를 나오니 바로 오른쪽 길 아래에 버스정류소가 있다. 주변 매점에서

            동동주를 한잔하면서 차시간을 기다린다.


  11:35  진주행 버스 출발(1시간 간격/ 3,900원)

  12:40  진주시외버스 터미널 도착

  12:49  부산행버스 출발(10~20분 간격/ 6,700원)

  14:12  사상 서부시외버스 터미널 도착

  14:40  집 도착


□ 산행후기


  지리산으로 출발하고자 개금역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는데

  벽면에 걸려있는 글이 눈에 띈다.


  “ 잠시 멈춰요.

    바람소리.

    풀벌레 소리.

    아득한 물소리.

    그리움 남는 그 곳에서...”


  이건 마치 나를 전송하기 위해 걸어놓은 것 같다.

  그래, 그렇다. 나는 지금 그리움 남는 그 곳, 지리산으로 가려고 한다.


  그간 지리산을 부분적으로는 몇 군데 다녀보았지만

  재작년 지리산 무박종주를 하고 부터는 마음 한켠엔 늘 지리산이 자리잡고 있었다.

  작년 개천절을 전후하여 2박3일 일정을 계획했다가 대피소예약에 실패, 포기하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비박을 할 각오를 하고 장비를 갖추어 출발하는 것이다.


  재작년 11월 가이드산악회를 따라 무박종주를 하였을 때는 40여명중 16명만 완주하였는데,

  산행대장이 세석에 도착하는 시간을 정해놓고 늦는 사람은 무조건 하산시켰기 때문이다.

  완주를 하긴 하였으나 구간별 시간안배가 되지 않아 무조건 뛰다시피한 기억 뿐이라서,

  이번엔 그때의 아쉬움을 해소하고자 2일간의 일정을 잡아 천천히 가기로 한다.


  처음에는 통상적인 종주코스, 성삼재에서 중산리로 하산하고자 하였으나

  그간 대간에 길들은 몸이라서 그런지, 아는 게 없으니 보고 느낄 것이 없어서 그런건지

  첫날에 장터목대피소에 이르게 되고,  여유가 생기자 가보지 않은 길로 가고 싶어진다.

  해서, 천왕봉에서 대원사로 가는 길을 잡았는데, 오르내림도 있어 그리 만만한 길은 아니다.


  지리산은 설악산과 같이 수려하지도 장쾌하지도 않다.

  육산으로 이어진 주능선은 어찌보면 밋밋할 뿐인데, 어째서 마음이 끌리는지 모르겠다.

  첩첩히 이어진 산줄기와 능선의 침중함이 내성적인 내 성정과 비슷해서 그런 것일까...

  

▽그림을 클릭하면 확대하여 볼수 있음.

▽임걸령 셈터

 

▽반야봉

 

▽반야봉에서 바라본 천왕봉. 역광으로 정상부분은 희미하게 보인다.

 

▽삼도봉

 

▽연하천으로 가는 계단길

 

▽연하천 산장

 

▽형제봉 작은 봉우리

 

▽벽소령가는 길에서 바라본 지리산 남쪽능선

 

▽벽소령대피소

 

▽선비샘

 

▽칠선봉

 

▽영신봉

 

▽세석대피소

 

▽촛대봉에서 바라본 천왕봉

 

▽연하봉 가는 길의 주목

 

▽장터목 대피소

 

▽천왕봉에서 일출을 기다리는 사람들

 

▽천왕봉 정상석 부근, 복잡하다.

 

▽정상석을 안고...

 

▽중봉에서 뒤돌아 본 천왕봉

 

▽중봉에서 가야할 능선길을 조망

 

▽취밭목 산장

 

▽무제치기 폭포

 

▽대원사

 

▽대원사앞 계곡

 

▽유평매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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