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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중 한 담

사무실에서 잠시

 

내가 있는 사무실에선 진해 천자봉과 시루봉이 보입니다.

개금역 부근 3층이라서 확 트이는 건 아니고요.

주례아파트단지와 그 좌측 아파트 사이로 살짝 보이는 것이죠.

 

2014년 말에 정년퇴직을 했습니다.

삼십 몇 년간 새빠지게 일했으므로,

이제부터는 손을 털고 산에만 가겠다고 했지요.

 

하지만 그게 그렇게 되지 않습디다.

퇴직기념한다고 가족들과 해외여행 한 번 갔다오고,

묵혀 놓았던 주변을 정리하다 보니 어영부영해 지더군요.

 

뭣보다 문제는 마눌이 시름시름 앓기 시작하는 겁니다.

밥상을 들고 올 때마다 에고고~하는데,

밥맛인 들 제대로 나겠습니까.

 

퇴직 전에 일자리를 제의했던 회사를 찾아갔습니다.

그때는 퇴직하면 일 안하고 놀기만 할 거라 큰소리 쳤는데,

딱 3개월 만에 내발로 내가 찾아간 것이죠.

 

다시 직장에 나가자 마눌의 병은 씻은 듯 나았습니다.

이 회사가 좋은 건 아침밥을 주는 것이어서,

내가 출근하는 시간에 마눌은 항상 누워 잡니다.

 

아. 지금 천자봉과 시루봉 능선 앞에

비행기 한 대가 내려앉고 있네요.

오늘은 조망이 좋아 제법 뚜렷하게 보입니다.

 

                            - 2017. 03.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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