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중 한 담
인연하여 삽시다
늘바람
2022. 8. 19. 12:59
인 연
우리 서로
인연하여 삽시다.
잠시 쉬었다 가는
인생의 한 방랑길에서
서로 사랑했던들
그게 무슨 죄가 되겠습니까
우리 서로
그만한 거리를
두고 삽시다
가까워지면
너무 멀어질까봐
두려워 하는 것
이것이 다 인생의 공상이라 하였거늘
우리 서로
잊으며 삽시다
내가 너를 잊어가듯
너 또한 나를
아주 잊어도 좋고
이것이 집 없는 나그네의 고독이라니
이런 고독쯤
가슴에 품고 산들 어떠합니까
- 현월 지음 -
2008년 4월 5일 부토산에서 해남 두륜산 갔을 때,
하산지점인 대흥사 경내에서 본 글입니다.
그때의 감명을 담아서
오늘 출석인사로 대신하고자 합니다.